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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약의 빙렬(실금,크랙)과 다기에 대한 설명
작성자 손이야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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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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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232

 ■ 다기에 대한 관계와 이해


유약의 빙렬과 자기화의 정도


다기에 생기는 빙렬(crack)에 대하여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물론 도자기의 표면에 생기는 빙
렬이 위생적으로 완벽할 리는 없겠다. 요업공학 전문가가 대중 매체에 나와 빙렬 사이에 박테리아
가 서식하느니 위생적이지 못하느니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틀리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빙렬 사이에 얼마나 많은 박테리아가 서식을 하여 건강을 해치는지 자못 의심이 가기도 한다. 주
방에서는 아직도 행주와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도자기의 빙렬에 대한 위생성이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인지에 대하여 반문하고 싶다. 위생성에 대한 걱정보다는 빙렬의 아름다움이 주는 맛
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도자기는 흙과 유약의 수축 팽창률의 차이에 따라 빙렬이 생길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 크기
에도 차이가 있다. 가마에서 식으며 생기기 시작하는 빙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진행되며
사용하는 동안 몇 년간에 걸쳐서 진행하기도 한다.
빙렬이 있는 백자나 청자는 찻물이 드는 시간이 몇 년씩 오래 걸리기도 한다. 그에 비하여 분청사
기는 빠르게 물이 든다. 그것은 태토와 유약 사이에 화도가 높은 화장토 층이 있어서 빙렬 사이로
흡수된 찻물을 화장토가 쉽게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화장토 뿐만 아니라 태토의 성분까지도 내화
도가 높은 산청지방의 흙이나 사토 성분이 들어있으면 찻물이 화장토 층을 지나 태토까지 흡수되
므로 이런 경우에는 며칠 내로 찻물이 들것이다. 이처럼 내화도가 높은 흙들은 1250도 이상으로
구워도 자기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어느 정도의 흡수성을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다기들은 사용하면 할수록 찻물이 번져나가며 그릇의 색상 자체를 변하게 하기도
한다. 사용하기 전에는 분명 흰색 일색이었지만 사용하면서 빙렬의 색이 갈색으로 물들다가 속으
로 번지면서 그릇 전체의 색깔까지도 갈색으로 변한다. 몇 년이 지나면 그릇 전체가 검어지기도
한다. 멋있게 보이거나 지저분하게 보이는 것은 각자의 취향이라 하겠다.

이처럼 흡수성이 아주 강한 그릇들은 처음 사용할 때에 흙 냄새를 뿜기도 하여 거부감을 주는 경
우도 있으므로 다기를 꼼꼼하게 살피지 않고 겉보기에만 의존하는 초보 다인이라면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만약 마음에 드는 다기가 너무나 흉할 정도로 검게 변해버렸다면, 이를 초벌하는 가마
에 넣어서 찻물을 태우면 다시 새로운 다기가 된다. 음식물이 묻은 분청사기 그릇의 설거지를 미
루었다가 빙렬에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원래의 상태대로 되돌릴
수 있다. 단, 금이 가지 않은 것이라야 한다. 조그만 금이더라도 초벌 시간이 빠르면 더 크게 가서
빼질 수가 있다.

많은 다인들은 위생에 크게 문제가 될 정도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찻물이 드는 도자기를 좋아한
다. 물론 본인이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찻물이 들어가는 상태를 살피는 즐거움과 그에 따른 구력
이 붙어감에 따라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도예가들은 새로운 다기에 미리
물을 들여서 파는 경우가 있다. 송기라고도 하는 소나무 속껍질, 밤송이 껍데기, 보리차, 감 잎, 녹
차, 황토 등에 담그거나 삶기도 한다. 그 재료에 따른 빙렬의 색도 조금씩 다르다. 도자기의 빙렬
에 물을 들이는 역사는 길어서 중국에서는 주로 먹물을 사용했으며 서양에서는 잉크를 칠했다. 하
지만 다기에는 주로 자연 식물을 이용한 것이라서 위생적으로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고 하겠
다.

빙렬이 있는 다기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빙렬에 물을 들인 것과 그렇지 않은 그릇의 상태를 확
인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재질, 똑같은 형태의 도자기라 하더라도 물이 들었는가의 여부에 따라
상당한 시각적 차이가 있다. 사용하면서 찻물이 어느 정도 들것인 지, 크랙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
지, 물이 들으면 기물 전체의 색깔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주 두터운 청자 사발의 크랙에 두 가지 색의 물을 들이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 가마
에서 기물을 꺼내자마자 뜨거운 상태에서 차 색과는 다른 색깔을 넣는다. 즉 커다란 크랙에 색깔
이 들어가고 나중에 잘게 생기는 빙렬은 그대로 두어 하얀 크랙을 두거나 혹은 사용하면서 자연스
럽게 찻물이 들도록 하는 방법이다. 나름대로 크랙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방법이라 하겠다.

유약 표면에 빙렬과는 달리 바늘구멍(Pin hole)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 구멍에 찻물이 들게되면 크
랙과는 다른 아름다움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를 일본 다인들은 '아마모리'라 하여 종이를 바
른 천장에 생긴 빗물의 얼룩자국을 빗대어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자국도 처음에는 작지만 세월
이 지남에 따라 동그라미가 점점 커진다. 나중에는 둥근 점들이 서로 만나면서 검은 면을 이루게
되기도 한다.



중국 자사요 다기
요즘 우리 나라에 중국의 의흥(이싱) 지방에서 생산하는 자사요 다기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러
한 다기들은 유약이 없이 흙 자체만으로도 1200도 정도에서 자기화가 이루어지는 독특한 것이다.
유약이 없는 대신에 소뿔로 만든 도구와 가죽을 이용하여 표면을 문질러서 곱게 마무리를 한다.
태토는 철분을 많이 함유한 자연상태의 흙을 파서 이를 다시 노천에 쌓아놓은 후에 풍화작용을
몇 년을 두고 오래 묵힐수록 좋다고 한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미세한 입자로 된 흙으로 만든 다기
에서는 미네랄이 나온다고도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좋은 흙이 귀하다 보니 과학적 성분 분석을
통하여 새롭게 조합한 흙으로 만들기 때문에 의흥 이외의 지역에서도 만들게 되었다. 따라서 갈색
이나 자주색 위주에서 벗어나 녹색, 노란색, 청색, 검은색 등 아주 다양해 졌다. 이는 기본 흙에
철, 망간, 크롬, 코발트 등의 색 안료를 섞은 것으로 표면에 투명 유약이 덮여지면 무해하다고 하
겠지만 안료가 들어간 상태의 표면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니 결코 무해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
다. 유약으로 색을 내는 경우에 들어가는 안료의 양과 흙 전체에 들어갈 경우와는 그 양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밖에 사토 성분이 들어가 누런색을 띠는 다기들도 있다. 누런색 자체로는 아름답지 않기때문에
글씨나 그림을 새겨 넣는다. 또는 여러 가지 색깔의 흙을 반죽하여 대리석 무늬와 같은 문양의 연
리문을 장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기들은 1200도에 굽는다해도 흙의 자기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흡수성을 띤다. 따라서 사용하면서 찻물이 배어 점차로 검은색으로 변해간다. 이러
한 다기들은 되도록 한가지의 차를 전문적으로 우려내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차의 향기가 배어 차 특유의 맛을 기대할 수가 없다. 즉 녹차나 청차 계통은 잘
익은 다기 (땡땡이)에, 보이차류는 덜 익은 다기 (퉁퉁이)에 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역시 다기
가 검게 변하는 것은 사용자가 알아야 할 일이다.

유약이나 크랙이 없는 의흥 다기도 오랫동안 사용하면 표면에 진한 찻물과 함께 손때가 묻는다.
다관을 사용하면서 습관적으로 옷소매나 바지에 문질러 길을 들이기도 한다. 때로는 광을 내기 위
한 솔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다기의 표면이 진한 색을 띠면서 반 광택의 아름다운 색깔
로 변하며 골동의 맛을 풍기게 된다. 골동 다기가 엄청난 가격으로 경매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에 새로 만든 다기 중에는 더러운 걸레에 기름이나 왁스 등을 바르고 문질러서 일부
러 골동의 느낌을 준 것들이 있다. 이러한 다기를 사용하는 일은 결코 구력을 보이기는커녕 불유
쾌한 기분만 줄 것이므로 피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검은 색의 다기 중에는 연기를 먹여 구운 것(꺼먹이 구이)도 있는데 이러한 다기에서는 어
떤 물질의 탄 냄새가 나며 오래도록 냄새가 가시지 않는 것도 있다. 싸구려 제품에서 보이는 경우
이다.


장작가마로 구운 도자기
장작가마로 구운 다기 중에 신라토기와 같은 무유의 그릇은 오랫동안 구우면서 재가 날아가 자연
유를 만든 것으로 완성이 되어도 표면이 거칠다. 재가 많이 묻은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이 있고, 마
지막에 날아간 재가 그대로 붙어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생활용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
포질을 거쳐야 하나 그래도 유약을 바른 것처럼 매끈하지는 않다. 이러한 다기들은 오랫동안 사용
하면서 길이 잘 들면 색상도 진하게 되고 표면이 매끈하게 변한다. 입맛이 섬세한 다인들의 이야
기로는 장작가마로 구운 다기가 물맛이나 차 맛이 더욱 좋다고 한다. 더욱이 장작가마에 여러번
구운 것은 더 좋다고도 한다. 구증구포의 차가 맛있고, 아홉 번 구운 소금의 약효가 더욱 좋다는
이야기와 상통하는지도 모르겠다.

깨진 도자기의 수리
애용하던 다기에 금이 가거나 약간의 쪽이 떨어지는 등의 손상을 입으면 버릴 수도 없고, 그대로
사용하자니 볼썽사나워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 일어난다. 우리 나라의 정서로는 예로부터 깨진
그릇은 물론 이빨 나간 그릇을 사용하면 재수가 없다거나 그것을 모르고 손님에게 내어놓으면 실
례로 여기는 관습이 있다. 아마도 깨진 그릇을 그토록 터부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 나라뿐
이 아닌가 한다. 아직까지도 비싼 골동 도자기가 아닌 이상, 생활 용기를 수리해서 사용한다는 일
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일본의 문화재로 지정된 다완들은 역시 세월을 말해주듯 깨진 곳을
수리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처럼 일본에서는 도자기 수리의 역사가 길다. 심지어 옛 가마터
에서 수집한 서로 다른 도자기 파편들을 모아 붙여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도자기들이 상당히 비싸
게 거래되고 있음을 본다. 더 나아가 깨진 그릇을 고치는 방법만을 엮은 단행본이 나와 있을 정도
로 도자기를 때워 쓰는 일은 일반적인 일이다.

옛날에는 주로 옻(칠기에 사용하는 옻칠)으로 때운 후에 금분(진짜 금)을 입혔지만 요즘엔 접착제
가 발달되어서 누구라도 손쉽게 수리할 수 있다. 도자기에 실금이 갔거나 혹은 깨어진 조각이 완
전할 때에는 간단하게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테이프를 붙인다거나 고무줄로 매어놓아 굳힌다.
그리고 약간의 쪽이 떨어져 나갔을 경우에는 에폭시에 마른 흙이나 돌가루, 금속 가루 등을 넣어
섞은 것으로 메운다. 접착한 부분의 색깔이 흉할 때에는 접착제가 마르기 전에 금분(비용이 부담
스러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판매되면서 금분으로 불리는 놋쇠, 즉 신주 가루를 사용한다)를 묻히
면 오히려 고급스럽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게 된다. 이렇게 에폭시로 수리한 다기의 위생성을
깊이 따진다면 이것도 결코 완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주 해롭다고 할 수도 없다. 정
이 많이 가는 다기라면 옻이나 에폭시로 때운 표면에 금가루나 은가루를 사용한다면 금상첨화인
것은 물론이다. 다기를 사랑하는 마음과 예술적 감성을 가지고 본다면 오히려 멋진 다기로 가슴속
에 파고들 수도 있을 것이다.

박순관(도예가, 서울 차인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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